산하 소풍, 선생님 도시락을 싸다. 산하에게 박물관 견학이라며? 얼마전까지만하더라도 '소풍'이라 불렀지. '소풍'이란 말이 일본 식민지배의 잔재이지만 아버지는 관성때문인지 여전히 친근하게 들리는 구나. 내가 국민학교(그 때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불렀단다. 이 또한 일본 식민지배의 잔재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야) 5학년 때의 '소풍'을 떠올려 보았단다. 당시에 김밥은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어. 소풍이나 운동회 때나 먹을 수 있었지. 그래도 아버지는 나은 형편이었단다. 산하 큰 아버지나 고모 때에는 흰 쌀밥에 어묵 반찬을 최고로 쳤으니까. 그나마도 못 싸가는 이들이 많았단다. 소풍 가는 날이면 아침 일찍부터 상인들이 리어카나 지게에 먹을 거랑 장난감을 싣고 학교로 왔단다. 용돈을 많이 받은 친구들은 아침부터 이것저것 사 먹지만 그렇.. 더보기 이전 1 ··· 337 338 339 340 341 342 343 ··· 3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