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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리그 왕중왕전 부산 U-12팀과 해동초의 경기 ⓒKFA |
“무슨 초등부 경기가 첫날부터 이렇게 짜릿하게 진행돼노?”
이렇듯 경기가 끝난 후 관중석에서 흘러나온 한마디는 다소 밋밋했던 부산더비의 막판 대반전을 여실히 보여준 감탄사였다.
64강 첫 라운드부터 지역 라이벌끼리 맞붙게 된 ‘2009 동원컵 전국초등리그 왕중왕전’부산아이파크 U-12팀과 부산해동초의 ‘부산 더비’.
각각 부산 동백리그와 갈매기 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며 왕중왕전에 진출하게 된 두 팀은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를 뒤로 한 채 학부모들의 열띤 응원으로 인해 장내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며 이미 명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경기는 학부모들의 열기와는 달리 전-후반 내내 양 팀의 밋밋한 공격과 수비로 인해 소강상태가 이어졌고 따라서 다소 맥이 풀리는 게임으로 일관됐다.
그나마 부산 U-12팀의 김윤서의 초등부 선수답지 않은 민첩한 몸놀림과 화려한 개인기를 위안으로 삼던 후반 15분 회심의 왼발슛으로 포문을 열면서 경기장을 찾은 300여명의 관중들의 흥분을 서서히 불러 일으켰다.
또한 김윤서가 상의를 벗는 골 세레머니를 펼치면서 경고를 받으며 초등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고, 이후 장내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술렁대기 시작했다.
김윤서의 골로 경기가 끝날 것 같던 부산더비는 경기종료 2분 전인 후반 23분 해동초 오성민의 코너킥이 골문으로 직접 들어가는 행운의 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며 반전이 시작됐다.
무승부를 거둘 경우 승부차기로 들어가는 대회방식에 따라 양 팀 감독들은 이미 승부차기 스쿼드 짜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22명의 선수들은 감독들의 생각과 달리 아예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지난 40여분의 밋밋했던 경기를 단 5분 동안 숨 돌릴 틈 없이 진행시켰다.
지도자들, 관중들, 관계자들, 취재진들, 모두들 승부차기에 이은 다음 경기에 초점이 맞춰진 후반 27분 김윤서가 수비 두 명을 뚫고 패스한 볼은 박산하가 왼발슛으로 골문을 가르며 대반전이 이뤄졌고, 관중석에서 웅성대는 소리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이로써 2-1 승리를 거둔 부산 U-12팀은 환호를 외치며 32강을 준비하게 됐고, 지역 라이벌에게 쓰디쓴 패배를 당한 해동초는 고개를 떨구며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한편 부산 U-12팀의 승리와 더불어 이회택축구교실도 승리를 거둠으로써 유이하게 클럽 팀으로 왕중왕에 진출한 두 팀이 나란히 승리를 거둬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클럽 팀들의 혁명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또 하나의 관심사로 주목되고 있다.
아이파크U-12 2 - 1 부산해동초
일시 : 2009년 11월 1일 13시 00분
경기장소 : 무주 무풍체육공원
득점 : 김윤서(40분, 10번), 박산하(52분, 17번, 이상 아이파크U-12), 오성민(48분, 7번 이상 해동초)
글/사진 = 초중고리그 명예기자 노재완(무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