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와 준하

졸업생 답사

뉴클리어 2013. 2. 11. 20:12

 

답             사



오늘 졸업식에 찾아주신

아버님, 

어머님,

오고 싶으셔도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 못하신

아버님,

어머님,

저희들은 이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합니다.

또 다른 세상을 향해 한걸음 더 내딛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온전한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서 있음은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보살핌 때문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늘 부족한 저희들이었습니다. 지켜봐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시인은 사랑의 감정이 마음속 한 구석에서 치 솟거던 그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하여, 오늘 저희들은 부모님들께 

꼭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졸업하는 저희들이 부모님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삼년 전 이맘 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사직중학교 교정을 배회하던, 까까머리 학생이 있었습니다. 축구선수의 꿈을 거두고 사직중학교로 배정을 받은 날,

저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 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

공부도 잘 못 했고 친구들과 잘 사귈 자신도 없었던 저였습니다.

그런 제가, 오늘 졸업생 대표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선생님들의 따듯한 관심과 배려, 자상한 보살핌과 ‘할 수 있다’는 격려가 없었다면

너무도 부족한 게 많은 저는, 감히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3학년 전원이, 아무런 사고와 낙오됨 없이 무사히 졸업하는 오늘이 있기까지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주신 선생님이 계셨음을 우리 졸업생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세심한 곳까지 배려를 해주신 교장선생님,

‘공부가 다 아니’라며 지친 저희들을

따듯하게 격려해 주시던 교감선생님,

저희들의 학업을 위해 밤을 새워 교재준비를 해 오셨던 선생님,

저희 편이 되어주셨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던

선생님, 

저희들과 함께 울고 웃어주셨던 선생님,

늘 저희들과 함께 해주셨던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크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후배님, 고맙습니다.

후배님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배가 되겠습니다. 최고 학년으로서, 후배님들에게 좀 더 잘 대해주지 못한 게 많이 아쉽습니다. 미안합니다.

후배 여러분,

여러분들은 졸업하는 우리들보다 더 능력이 있습니다. 더 뛰어난 인재들입니다. 저희들보다 더 나은 사직중학교 학생들이 되십시오.


이제 저희들은

3년간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려 합니다.

졸업을 알면서도 막상 오늘이 그날이고 보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허나, 오늘 이 헤어짐의 아쉬움과 슬픔은

후일 만남의 큰 기쁨으로 되돌아오리라 믿기에 담담히 받아 드리려 합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후배들과 함께한 3년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직중학교 졸업생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2013년 2월 6일

                                                     졸업생 대표

                                                        박  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