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대화·문화탐방 통해 소통의 독서·인문교육
김서영 부산진고 교사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2013-09-30 19:26:2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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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산진고의 교사와 학생들이 도서관에 모여 '리빙라이브러리'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
- '사제 동행' 동아리 결성 인연
- 재능기부 활용해 판 키워
- 문학콘서트·비전발표회 준비
시작은 2009년이었다. 그해 부산 구덕고에 부임했던 김서영(현 부산진고) 교사는 교육부가 주최한 '사제동행 독서토론동아리' 공문을 받아들었다. "학생들을 모아 서점에 함께 가서 책을 골라 읽고 토론을 할 수 있고, 예산을 지원받아 초청강연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사제동행 독서토론동아리는 1년짜리 프로그램이었지만, 신이 나서 1년 반 넘게 진행하고 나니 '이거구나!' 싶었어요." 당시 그가 몸담았던 구덕고는 주변의 교육여건이 매우 좋다고 하기는 힘들었다.
김 교사는 "그런데 그 당시 동아리를 함께 했던 학생 12명 가운데 일부는 지금도 안부를 주고받을 만큼 친밀해졌고, 솔직히 대체로 괜찮은 대학에 진학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독서교육의 힘과 보람을 확인한 김 교사는 나름대로 관련 활동을 이어가다 2012년 구덕고의 인문부장을 맡으면서 판을 키웠다. 2학기 내내 독서와 인문 관련 프로그램을 돌렸다.
그해 10월부터 여러 분야 전문가를 야간자습시간을 활용해 학교로 초청하고 학생 10~20명씩 소규모로 조를 짜 대화를 나누는 '리빙라이브러리' 프로그램을 한 달 넘게 진행했고 인문학 특강도 몇 차례 열었다. 백일장과 독서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때 다녀간 강사는 정호승 시인, 김해원 작가, 김재현 이국환 동아대 교수, 박배일 영화감독, 김윤환 영광도서 대표 등 다양했다. "인문학 특강 때는 150여 명 수강 학생의 감상문을 받아 일일이 소통했는데 그 속에서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힘이 많이 났다"고 김 교사는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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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교사. 김동하 기자·부산진고 제공 |
"부산진고는 자율형 공립고여서 과학·인문·독서프로그램이 지난 수년에 걸쳐 잘 구축돼 있고 경력과 열정을 갖춘 훌륭한 선생님들도 많다"는 것도 그가 자신이 맡고 있는 학급을 중심으로 독서교육을 진행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김 교사는 지난 6월 부산진고 교사 8명을 초청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리빙라이브러리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지난달에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같은 행사를 치렀다.
올해 5월부터 굿네이버스 주최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 편지쓰기 대회, 인문학 편지콘서트, 원북원부산 독후감 등재, 연극 관람, 보수동책방골목·부산근대역사관·부산지방법원 견학, 부산영어도서관과 인디고서원 방문 등 독서·인문과 연결할 수 있는 행사와 장소도 부지런히 학생과 함께 다니고 있다.
김 교사의 독서·인문교육은 ▷진로담당교사 등이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진행한다는 점 ▷문화현장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면서 지역사회 문화자원을 발굴한다는 점 ▷상대의 이해와 호응을 바탕으로 한 재능기부방식을 활용한다는 점 등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김서영 방식'이라 이름 붙여도 좋을 듯하다.
김 교사는 "10월 이후 문학콘서트나 비전발표대회를 개최할까 생각 중이고 학급문집도 발행할 계획"이라며 독서·인문교육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