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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와 준하

고추장 굴비 개봉기

4월의 굴비장아찌를 7월에 개봉하다.

다섯 마리를 꺼내다. 고추장 범벅인 굴비를 비닐 장갑으로 대충 훑다. 굴비 자체에서 기름이 많이 흘러 나와 미끌미끌 하다.  

 굴비 자체의 기름기라 보면 된다.

껍질을 벗긴 후 손으로 살살 찢었다. 혹자는 홍두깨로 두드린 후 찢어야 편하다는데 바짝 말린 게 아니라서 잘 찢어졌다.

레시피를 보면 여기에 매실청부터 이것저것 많이 첨가하는데 굴비 그대로의 맛을 보고자 고추장 약간, 들기름 약간만 넣어 조물조물 무치다. 

밀폐용기에 넣다. 

 양념 후 두시간의 숙성은 순전히 나의 생각인데 이유는 계속 흘러나오는 굴비의 기름기와 막 첨가한 고추장, 들기름이 서로 화해하여 융합할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예를들어 비비큐를 할 때 막 익힌 뜨거운 고기를 레스팅하는 과정이랄까

 두시간이 지난 후 냉장고에 넣어 둔 소주를 꺼내고, 현미 찬밥을 물에 몇번 헹구고 찬 물을 다시 부었다.

소주 한잔하고 찬밥위에 고추장 굴비 한점........을 올려 자근자근 씹었다.  

 

담백하고 깔끔한 첫말... 씹을 수록 고소하다.